- 최초의 외국계 학교 우승- 재일교포들이 민족 교육 위해 설립
야구공 살 돈이 부족한 열악한 환경에서도 집념으로 우승 일궈
▲ 연장전 우승의 주역 2학년 이시무라 투수와 함께 기념촬영 모습(사진제공 : 천안만세운동기념사업회) |
천안만세운동기념사업회(대표회장 강동복)가 지난 추석연휴에 일본 전국고교야구선수권대회의 여름 고시엔에서 우승한 재일 한국계 민족학교인 교토국제고를 방문했다.
일본 고교야구선수권대회 고시엔의 경우 프로 못지않은 엄청난 인기를 자랑하는 권위있는 대회이다.
교토국제고는 2024년 8월 23일 일본 전국고교야구선수권대회 여름 고시엔 결승전에서 도쿄의 간토 다이이치고를 꺾고 우승했다.
일본 여름 고시엔에서 외국계 학교의 우승은 이번 교토국제고가 처음으로 우승팀이 정해지면 승리팀의 교가를 틀어주는 데, 이날 교토국제고의 한국어 교가가 장내에 울러 퍼졌고, 일본 국영방송인 NHK를 통해 생중계되어 더욱 화제가 되었다.
교토국제고의 여름 고시엔 우승은 기적에 가깝다고 할 수 있다. 교토국제고 경우 야구부가 연습할 수 있는 환경이 너무 열악하기 때문이다. 우선 학교 운동장이 너무 작아 외야수 훈련이 불가해 다른 장소에서 연습했으며, 야구공 살 돈이 부족해 낡은 공에 테이프를 감아 사용하기도 했다. 이런 열악한 환경에도 노력과 열정으로 포기하지 않은 선수들의 집념이 일궈낸 우승은 전 일본 언론들의 조명을 받았다.
교토 국제고는 재일교포들이 민족 교육을 위해 자발적으로 돈을 모아 설립한 학교이다.
1958년 한국정부의 정식인가를 받았으며, 2003년 일본 정부의 정식 학교 인가를 받았다. 야구부는 1999년 창단됐으며, 2024년 현재 중·고교생 학생 전체 160명 가량이 재학 중이다. 전체 학생 중 한국계 학생은 30% 정도이며, 고교 학생 중 약 44%가 야구부 소속이다. 야구부원을 포함해 전교생이 수업시간에 한국어, 한국 역사, 한국 무용, 태권도 수업을 받고 있다고 한다.
일본 고시엔은 미국 프로야구에서 활약하고 있는 오타니 선수도 우승한 적이 없을 만큼 엄청난 대회이다. 이런 대회를 연습환경도 제대로 갖춰지지 않고 제대로 된 야구공도 없는 열악한 환경의 교토국제고가 우승했다는 점은 정말 드라마이자 기적이라고 평가된다.
▲ 선수들의 건강을 위해 영양제 전달 모습(사진제공 : 천안만세운동기념사업회) |
학교를 방문한 강동복 회장을 비롯한 일행들은 일본 고교야구 최고의 대회인 고시엔 대회에서 우승한 학생들에게 격려와 칭찬을 아끼지 않았으며, 선수들의 건강을 위해 약 200만 원 상당의 영양제를 전달했다.
강동복 회장은 “이번에 학교를 방문해 보니 운동복 세탁 후 건조기가 없어 기숙사 방 안에서 말려 습한 공기에 감기를 달고 사는 학생들을 보았습니다. 정말 안타까웠습니다”라며, “뜻을 같이하는 애국시민과 국민들의 도움이 절실합니다. 야구공 한 개라도 보내는 운동에 동참을 부탁드립니다”라고 호소했다.
동참할 시민들은 강동복 회장(010-5421-7997)에게 연락하거나 후원계좌(농협, 천안만세운동기념사업회, 351-1170-6410-13)를 이용하면 된다. 참고로 야구공 개당 연습용은 2만원, 경기용은 4만원이다.
천안만세운동기념사업회는 천안 지역 독립만세운동에 앞장서신 애국선열들의 정신을 추모 및 선양하고, 후세에 나라사랑과 독립정신을 계승 발전시키는 동시에 천안을 만세운동의 성지로 만들기 위한 사업을 지속적으로 펼치고 있는 시민단체이다.
이선민 기자 cmni@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