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 먼저 항상 장고항 어촌계원들의 권익 향상을 위해 수고 많으십니다. 본인 소개 부탁드립니다.
저는 당진시 장고항 3반 용무치항에서 출생하였고 70년 개띠입니다. 이곳 당진에서 초·중·고 학교를 다녔고 군생활 약 6년 근무한 후 전역하였습니다. 당진수협에 약 3년 근무했습니다. 그 이후 적성에 따라 개인사업을 쭉 해오다가 12년 전에 장고항으로 귀어를 했죠. 배를 사가지고 어업을 하다가 적성에 맞지 않는 것 같아 본연의 사업으로 내 본 사업을 하면서 어촌계 간사를 한 8년간 맡았습니다. 실치축제 사무장도 8년 정도 담당하다 어촌계장까지 맡게 됐습니다.
Q. 현재 장고항 어촌계 현황을 소개하신다면?
저희 장고항 어촌계는 12개리 6백명 정도의 정회원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양식장은 다섯개 허가를 득해 가지고 주로 거기서 입어 활동이나 조업 활동, 맨손어업 활동 또는 어선 활동을 하고 있으며, 어선은 백육십 척 정도를 보유하고 있습니다. 항포구는 국가어항인 장고항과 2개의 어촌정주항인 용무치항, 마섬포구 총 세 개의 어항을 가지고 있습니다.
Q. 장고항이 국가어항으로 지정되었습니다. 어촌계장님이 생각하시는 장고항의 미래 발전방향은 무엇인가요?
정부에서 많은 예산을 들여서 조성해 놓았는데 각종 배후시설들이 속히 들어와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어판장, 공판장, 냉동창고 등 이런 시설이 빨리 들어와야지요. 실제 이곳은 물류가 매우 좋은 편입니다. 물류가 신진항이나 보령항보다도 좋아 20톤급 대형 어선들, 큰 꽃게잡이, 오징어잡이 배들이 물류 때문이라도 이쪽으로 들어오고 싶어해요. 수도권하고 가깝죠, 오징어배는 강원도나 신진도보다도 세 시간 이상 차이가 나고 바로 고속도로 경유하니까 물류여건이 굉장히 좋은 곳입니다. 인구가 백만에서 오십만 이상이 사는 경기도 수도권 도시들과 천안, 대전, 청주시가 다 1시간 거리거든요. 그만큼 수산물 물류에서는 최적지라고 봐요. 그런데 기반 시설들이 없어 들어올 수 없는 거죠. 특히 제빙 시설과 어판장 이런 것들이 없다 보니까 대형어선들이 들어와서 수매나 공매를 하고 싶어도 기반 시설의 부족으로 눈치만 보고 있는 상황이죠. 제대로 된 국가어항으로 발전되기 위해서는 그런 대형어선들이 위판할 수 있는 시설을 조속히 갖춰야 하고 장고항의 경제 활성화를 위해서도 특별히 관심을 가져야 할 부분입니다.
Q. 장고항 어촌계의 발전을 위해 가장 시급하다고 생각하시는 현안은 무엇입니까?
조금 동떨어진 생각인지 모르겠는데 저희 충남 당진시 최대 규모의 장고항 어촌계 입장에서 봤을 때는 도계 문제죠. 지금은 접근하기도 어렵고 가기도 어려운 상황이지만 경기도 평택, 화성, 안산, 웅진 등과 접해 있는데 실제 우리 당진시나 충남도가 갖고 있는 도계는 오분의 일밖에 되지 않습니다. 어떤 형식의 도계가 그려져 있는지 모르겠지만, 여기서 2분 거리의 국화도가 경기도 화성 땅이다 보니까 조업구간이 아주 짧은 상태지요. 활동 반경이 많이 줄어들고 어민의 수는 많습니다.
도계 문제가 빨리 해결되어 공동조업구역이 어민들의 입장에서 현실화되지 않는 한은 굉장히 어려운 여건이지요. 아시는 것처럼 바다 매립구역이 많아졌어요. 삽교천을 비롯해서 석문방조제, 대호방조제 등 새만금이 매립되기 전에는 최고 큰 우리나라 굴지의 방조제들이 이쪽에 다 있지 않습니까? 그러다 보니 갯벌에서 맨손 어업활동을 하시던 분들의 터전이 없어진거죠. 좁은 바다로 다 몰려든 거예요. 좁은 공간에 많은 계원들이 있다는 것이 매우 힘든 부분입니다. 이러한 현실의 당면문제가 조속히 해결되어야 합니다. 예를 들자면 당진사람이 예산에다가 땅을 사서 농사도 짓고 홍성에 가서 농사지을 수도 있는 데, 바다만큼은 도계를 넘지 못합니다. 넘으면 불법이고 전과자가 되어 버리는 상황이죠. 충남도 입장에서 보면 화성군의 백미리 어촌계장이 대놓고 공식적인 자리에서 “장고항 어촌계원들은 도둑놈이다”, “불법 어업자다”라고 얘기해서 저와 상당히 안 좋은 관계가 되면서 어촌뉴딜삼백을 포기하려고 할 정도로 자존심이 많이 상했던 적도 있어요. 도계 때문에 받는 제약의 심적 고통은 말할 수가 없습니다. 해결이 또 만만치 않고 거의 불가능하지 않나 회의적인 생각도 듭니다. 실제로 국화도는 모든 생활권이 다 장고항 생활권이며 원래 장고항 분들이었습니다. 여객선도 여기로 경유하고 관광객들도 여기서 배를 타고 들어가죠. 전기, 물 등도 다 여기서 끌어다가 사용하는데 행정구역만 화성이죠. 어불성설입니다.
Q. 현재 한국가스공사가 진행하고 있는 당진LNG생산기지 건설공사가 장고항 어업에 미치는 영향과 어촌계원들의 입장을 듣고 싶습니다.
사실은 어민의 입장에서는 더 이상 내어줄 바다가 없었기 때문에 처음부터 반대를 했어야 하지 않았나 생각해 봅니다. 그러나 산업단지 활성화로 젊은층의 유입과 일자리 창출로 당진경제를 위해서는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 생각합니다. 엄청난 예산을 들여 국가산업단지를 조성했는데 거기에 들어올 기업이 없어 계속 적자를 본다고 하면 정부측이나 시측에서도 손해가 많이 될 것 같고 결국은 LNG기지 건설을 그냥 받아들이는 입장에서 어민들의 피해가 사실은 많이 속출하고 있죠. 예로 들면 4월 조업이 예년보다 90%가 감소했어요. 대단한 손실입니다. LNG기지 가스공사 직원들하고 얘기를 해보면 농민들 입장에서 많은 생각을 하고 어민들을 도와주려고 하는 건 사실인데 시공사측에서는 가스공사직원들 한테 전가하고 자기들 마음대로 멋대로 공사를 하더라고요. 내가 항타를 주원인으로 지적하는 집회를 여러번 했었어요. 항타를 직타로 때려버리더라고요. 스크류 방식으로 뚫어나가는 방식도 있고 무진동방식도 있을텐데... 유독 여기서는 바다와의 거리가 적게는 30미터도 안 되는데 직타를 때려가지고 물고기들이 지진나면 다 없어지듯이 없어지곤 합니다.
작년에 정부에서 6억 원을 들여 쭈꾸미 산란장을 만들어서 올해 조업에 기대를 많이 했는데, 공사로 인해 올라오는 중에 그냥 다 없어져버렸죠. 저희가 집회를 하고 데모를 했는데도 시공사인 두산건설에서는 관심이 없어요. 어업피해는 이루 말할 수가 없죠. 앞으로 항로 준설이라든가 LNG기지 부두 공사가 끝나고도 2-3년은 어장이 정착되기가 힘든 상황입니다. 앞으로 십 년은 어민들이 굉장히 어려움을 겪지 않을까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이런 대형공사들이 들어와서 보상을 많이 해줄 것 같은데 개별 보상을 하다 보니 얼마 안됩니다. 자료를 꼼꼼하게 만들어 놓으신 분들은 한 이천 내지 삼천 정도 받는데 그렇지 못하신 분들은 팔백이나 천이백만 원 등 말도 안 되는 보상을 받고 있는 거죠. 그래서 어민들한테는 LNG생산기지가 좋은 것만은 아니고 참 힘들죠. 실례로 당진에 현대제철이라는 어마어마한 우리나라 두세 번째 가는 큰 제강회사가 들어와 있지 않습니까? 저 사람들은 어업피해에 대한 개념조차도 없어요. 민간 기업들은 어민이나 농민들이 피해를 볼 것이라는 생각 자체를 안 하고 있는 것 같아요. 현대제철은 수익과 경제성만 보고 환경오염으로 바다에 미치는 영향이 엄청난데 거기다가 LNG까지 들어오다 보니까 어민들은 거의 포기상태죠.
Q. 해양수산부가 주관한 풀필먼트 서비스* 도입 저온위 판장이 내년도에 장고항에 개관하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저온위판장에 대해서 소개하신다면?
이 부분은 당진수협 관할이라서 정확한 내용은 잘 모르지만 만약에 들어온다면 충남 북부나 경기도 이쪽에 많은 수산물들을 저렴하고 신선하게 공급받을 수 있을 것입니다. 물류센터로서 저온위판장은 송산쪽 국가산단으로 들어오고 여기는 얼음공장 제빙시설과 어판장, 공판장들이 들어서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 풀필먼트 서비스 물류 전문업체가 물건을 판매하려는 업체들의 위탁을 받아 배송과 보관, 포장, 배송, 재고관리, 교환·환불 서비스 등의 모든 과정을 담당하는 ‘물류 일괄 대행 서비스’를 말한다.
Q. 장고항 어촌계가 주관하는 실치회축제를 소개 부탁합니다.
저희 장고항 실치회축제는 24년 전통을 가진 유명한 축제라고 볼 수 있습니다. 군산이나 보령, 서천과 태안 쪽에서도 실치가 나옵니다. 그런데 그쪽에서 잡아 오는 시간이 보통 6시간 내지 8시간이 걸려요. 그러나 여기는 실치에 신선도가 그대로 살아있는 시간 즉 한 시간 안으로 전부 다 조업이 가능한 곳입니다. 그러다 보니까 회로 먹을 수 있습니다. 살아있는 실치는 잡자마자 바로 죽지만 그래도 신선한 실치 그대로를 맛볼 수 있는 곳이 장고항이고, 그래서 축제를 시작했으며, 지금은 많은 매니아들이 형성돼 있습니다. 실치에는 뼈 건강에 좋은 칼슘이 멸치보다 20배 더 많다라는 자료가 있기 때문에 골다골증이나 뼈가 약한 분들이 많이 찾는 축제로 성공한 축제 중에 하나입니다.
Q. 코로나 시국의 어려움 가운데서도 장고항을 찾아주신 관광객과 방문객들에게 한 말씀 부탁합니다.
일단은 무조건 감사하죠. 올해에도 실치에 대해 많은 관심을 보여주시고, 또 저희 장고항을 찾아주신 것에 대해 깊이 감사드립니다. 내년에도 또 그 후년에도 계속해서 저희 장고항 실치축제에 관심가져 주시고 찾아주셨으면 감사하겠습니다.
저희도 장고항이 서해안 최고의 어항으로 발전하고 실치축제가 낭만과 추억을 만들 수 있는 전국적인 축제의 장이 되도록 더욱 노력하겠습니다. 거듭 감사합니다!
오랜 시간 수고 많으셨습니다. 감사합니다!! M+
이선민 기자 cmni@hanmail.net